KIS와 NLCS, '실수'는 한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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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와 NLCS, '실수'는 한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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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두 국제학교 개교 과정에서 본 문제와 과제

오는 9월 제주영어교육도시 내에 문을 여는 두 국제학교가 가까스로 본 궤도에 올랐다.

최근까지 공립국제학교인 한국국제학교(Korea International School, 이하 KIS)와 사립국제학교인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 제주(The 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Jeju, 이하 NLCS Jeju)는 큰 위기를 겪었다.

KIS는 명칭 결정에 따른 문제로, NLCS Jeju는 등록금 납부방식 일방적 변경에 따른 문제로 각각 지탄을 받았다.

우선 KIS는 당초 KIS-Jeju로 출발했지만 KIS-반포 등과 같이 KIS에 딸린 하나의 캠퍼스라는 인식을 우려해, '제주 상징성'을 담은 제주국제학교(Jeju International School)로의 명칭 변경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명칭은 최초 KIS-Jeju로 입학을 예정한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국제학교 설립.운영에 대한 위탁을 맡긴 제주도교육청은 다시 KIS-Jeju로 방향을 틀어 도의회 심의 과정을 거쳤다.

이를 심의한 도의회는 Jeju를 뺀 'KIS'로 최종 결정했고, 우여곡절 끝에 오는 9월 명칭을 KIS로 해 공립국제학교가 문을 열게 됐다.

사립국제학교 NLCS Jeju는 문제가 다소 복잡했다.

사립국제학교 운영을 맡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자회사인 해울 측은 NLCS-Jeju의 등록금을 달러에서 파운드로 바꾸고, 학교발전기금 300만원과 기숙사 발전기금 200만원 등 총 500만원을 납부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같은 내용의 설립승인 신청서는 제주도교육청 국제학교 설립.운영심의위원회에서 두 번이나 퇴짜를 맞았다. 학부모들도 갑작스런 정책변경에 크게 반발하며, 시정을 하지 않을 경우 입학을 거부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결국 국제학교 설립.운영심의위원회는 3차 회의를 열고 학교발전기금 300만원은 입학등록금으로 전환하고, 200만원을 제시했던 기숙사 발전기금은 50만원만 납부토록 했다. 등록금 납부방법은 파운드가 아닌, 달러와 원화로 납부하도록 변경하는 것으로 설립승인을 의결했다.

두 국제학교 모두 개교를 3-4개월 앞둔 시점에서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자칫 개교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특히 KIS는 명칭을 결정하는데 있어 무엇하나 제주도교육청 뜻대로 된 것이 없어, 정책 결정 과정에 결단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NLCS Jeju는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와의 일절 협의 없이 정책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면서,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교육 공급자와 수요자 간 '신뢰'를 잃은 것이다.

국제학교가 제주에 처음 들어서는 만큼, 국내 학교와는 다른 외국 학교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실수'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수는 최초 1번일 때만 실수로 인정된다. 실수가 2번, 3번 반복되면 더이상 실수로 인정받을 수 없다.

영어교육도시에는 올해 KIS와 NLCS Jeju를 시작으로 국제학교가 계속 들어서게 된다.

JDC는 지난 4월 미국 명문 사립학교 노블 앤 그리노우 스쿨과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캐나다의 사립학교인 브랭섬홀도 지난달 설립승인 신청서를 제주도교육청에 제출한 상태다.

영어교육도시의 몸집을 불려 제주의 영어교육 여건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다.

KIS와 NLCS Jeju의 실수를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 추진하게 될 노블 앤 그리노우 스쿨과 브랭섬홀 개교 과정에서는 결단력과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3000만원이 넘는 고액을 들여 제주로 유학오는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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