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농사꾼, "이젠 효소하면 박사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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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농사꾼, "이젠 효소하면 박사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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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던 김맹호씨, 그가 '효소'에 푹 빠진 이유는?
농사일 미루고,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 이야기' 개점

"효소욕(浴)이 정말 내 몸을 살릴 수 있다니까요? 이젠 저도 '효소'하면 박사급이에요."

생소하기만 한 '효소욕'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는 김맹호씨(46).

그는 애초 유기농 감귤농사를 짓는 농사꾼이었다. 그런 그가 우연히 알게된 효소(酵素, enzyme)에 푹 빠져든 것이다.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의 김맹호 대표. <헤드라인제주>
그리고는 최근 제주시 삼도2동 제주칼호텔 맞은편에 위치한 동인스파월드 건물 5층에 '효소욕' 시설을 갖추고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 이야기'(대표 김맹호, 고규형)란 상호의 사업장을 개점했다.

'게으른'이란 수식어는 농사를 짓다가 샛길로 빠졌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 <헤드라인제주>
평범한 농사꾼이었던 그는 왜 갑자기 효소 사업에 뛰어든 것일까.

효소를 처음 알게 된 것은 7년전 쯤이라고 했다.

유기농을 하면서 퇴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퇴비 속안의 온도가 평소와는 다르게 크게 상승하는 것을 본 그는 급하게 미생물 분야 연구자를 불러 문의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이를 본 연구자는 놀라움을 표하며, "이 정도 온도가 지속된다면 '효소찜질' 같은 것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했다고 한다.

효소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그는 이때부터 효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매일 효소를 직접 만들고, 감귤을 비롯한 야생화나 쑥 같은 것을 이용해 발효소를 이용한 차도 만들었다.

밭주변에는 두렁두렁 항아리와 찜질용으로 쓰일 효소들이 쌓여갔다.

농사는 뒷전이고 효소에 푹 빠져든 것이다.

당장에 효소찜질 사업을 해보고 싶었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냄새'였다. 설령 효소욕이 몸에 좋다고 해도 지독한 냄새로 인해 사업화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던 중 효소생산의 재료를 달리하는 방법으로 해 냄새가 거의 없는 찜찔용 효소를 만들게 됐다.

그것이 3년전의 일이다.

그리고 지금 사업을 개시한 곳에서 효소욕 시설 4개 정도를 갖추고 '입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에게 시범을 보였다. 효소욕은 찜질을 받고자 하는 신체부위를 효소 흙을 완전히 덮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간은 대략 15분 정도.

짧은 시간이지만 효소의 열이 체온을 상승시키면서 충분한 땀을 빼준다.

"효소욕이 좋은 점은 인체의 체온이 36.5도인 상태에서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체온이 상승하고, 체온이 상승하면 혈액에 있던 혈전이 녹아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준다는 거예요."

김씨는 "효소욕이 우리 몸에 과연 얼마나 좋은가에 대해 반신반의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얻은 결과 숨차게 '운동'을 하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의 효소욕 시설. <헤드라인제주>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의 효소욕 시설. <헤드라인제주>

실제 지난 3년간 병치레로 고생하는 분들이 그의 효소 찜질장을 찾았다.

"암환자도 있었고, 요통이나 손발이 시려하는 분들도 있었죠. 그런데 한번에 15분 정도하는 효소찜질을 3회 정도하면 몸이 확실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죠."

그는 "우리가 땀을 흘리며 숨가쁘도록 운동을 하는 목적이 체온을 올려주면서 신체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인데, 대부분의 병은 냉(冷)에서 오는 경우가 많고, 이 점과 맥을 같이해 효소를 이용해 체온을 올려주는 것은 그야말로 건강목욕법"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현장을 찾은 학자들도 한결같이 효소를 활용한 목욕법이 건강을 지키는 효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운동이나 목욕은 열을 발산시키더라도 손끝과 발끝은 못잡아내는데, 효소는 손끝과 발끝까지도 잡아내는 것이 특징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줬죠."

효소찜질을 해본 이용자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고 한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대부분 손발이 차고 시려하는 사람, 항암치료 후 재활이 필요한 사람, 피부 트러블이 있는 사람,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 어깨 및 허리통증이 심한 사람, 긴장완화나 심적안정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 고객이라고 했다.

"시범운영하는 동안에도 한번 와서 효소찜질을 받아본 사람은 꼭 다시 찾아요. 왜냐하면 효소욕의 효과를 직접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죠. 3번만 받아보면 몸이 확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번에 오픈한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 이야기'에서는 "효소욕이 내 몸을 살린다"는 것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다. 400평 규모의 사업장은 크게 효소 전시관과 효소욕실로 나뉘어져 있다.

효소전시관에는 감귤과 인동초, 쑥, 민들레, 소나무, 엉겅퀴 등으로 생산한 미생물들이 항아리에 담겨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이곳에 전시된 것은 그가 생산한 것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밭에는 이보다 더 많은 효소들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효소욕 시설은 41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돼 있다. 국내에서는 단연 최대 규모다.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의 항아리 속 효소를 확인하고 있는 김맹호 대표. <헤드라인제주>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의 효소전시실에 비치된 효소 항아리. <헤드라인제주>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의 효소전시실. <헤드라인제주>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의 효소전시실. <헤드라인제주>
이번 사업에는 고규형씨(42)도 함께 참여했다.

규형씨 역시 오랫동안 교육사업을 하다가 효소에 관심을 돌렸다. '효소'가 그의 눈에 번쩍 들어온 것이다.

"요즘 웰빙바람이 불고 있잖아요. 시범운영 기간에 함께 효소욕을 하러온 고객들과 면담하고 반응을 체크하면서 사업가능성을 확신하게 됐어요. 효소욕의 효능이 입증된 만큼 웰빙 트렌드에 부응한 고객들이 더 늘지 않을까요?"

주 고객은 도민들을 겨냥했지만, 관광상품화 가능성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 효소욕 시설을 41개로 늘린 것도 바로 '웰빙 관광'을 염두에 둔 것이다.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 이야기'는 5일 첫 손님을 맞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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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 2011-10-06 21:01:19 | 14.***.***.63
몇번해보니 병원보다 낫다는 느낌! 나만의 생각인가? ㅋㅋ

김태근 2011-10-06 20:34:57 | 112.***.***.104
어깨가 다쳤는데 한방에 훅ㄱㄱㄱㄱㄱㄱㄱ

효소욕 2011-06-07 14:27:40 | 59.***.***.23
효소라...특이한 소재의 사업 아이디어입니다.
한번 직접 구경가 보고 싶네요.

굿 2011-06-05 23:16:38 | 220.***.***.154
고것참, 아이디어 한번 좋수다.
청정제주에서 효소와 결합한 사업 한번 해볼만 할 거외다.

하하하 2011-06-05 16:57:25 | 122.***.***.69
김맹호 박사님 사업 번창하시고, 꼭 성공하세요.
현장의 농부가 박사보다 나은 법입니다.

오메 김맹호 형님 2011-06-04 21:02:31 | 211.***.***.211
음 대박 예감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