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인데...나무심는 사람들 어디 갔소?"
상태바
"식목일인데...나무심는 사람들 어디 갔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재수첩] 바쁜일상 속, 잊혀져 버린듯 한 '식목일'

어렸을 적 4월 5일이면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주변 오름이나 들로 나무를 심으러 가기도 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식목일이 평일이 되면서 바쁜 일과 속 나무를 심으러 가는 일은 생각도 할 수 없게 됐다.

행정기관이나 기업체 등에서는 식목일을 맞아 식목행사를 갖고 나무 심으로 가지만 행사에 참가하는 이들은 대부분 공무원들로 시민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맘때 쯤이면 쏟아져 나오는 '나무심기' 보도자료.   "식목일을 맞아 나무심기 행사를 갖고 어딘가로 나무를 심으러 갔다"는 내용의 짧은 기사를 작성하다 보면 마치 식목일이 나무심기 행사를 개최하기 위한 행사용 기념일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한창 국토개발에 열을 올리던 예전에는 나무심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식목일이 공휴일로 지정됐었지만 지난 2006년 행정기관에서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그래서일까? '식목일' 의 의미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나무심기의 중요성은 생각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매년 식목일이면 학생들과 함께 나무를 심으러 가던 학교에서도 식목일이 공휴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규수업을 하고 있다.

식목일은 나무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을 높이고, 산지의 자원화를 위해 지난 1946년 제정된 기념일이다. 식목일이 4월 5일로 지정된 것은 24절기의 하나인 청명 무렵이 나무심기에 적합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신라가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날이자 조선 성종이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직접 밭을 일군 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들어서는 온실가스 효과로 인한 기상이변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나무심기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UN에서는 올해를 세계산림의 해로 정하고 산림보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식목일이라고 해서 마치 의무처럼 나무를 심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해야할 일을 팽개쳐두고 나무를 심으러 가야한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식목일을 맞아, 나무심기의 중요성을 한번 되새겨 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만약 시간이 없어 나무를 심으러 가지 못한다면 화분을 이용해 작은 나무를 기르거나 집 주변 화단에 꽃을 심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함께 잠시 시간을 내 집앞 화단에 나무 한그루 심어보는 것은 어떨까?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