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뭐 이래?!", '나 하나쯤' 미꾸라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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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뭐 이래?!", '나 하나쯤' 미꾸라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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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관광객들의 연이은 호소...'친절 서비스' 어디로?

A씨는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유명한 맛집을 찾아 나섰다. 거리가 조금 멀긴 해도 이 식당은 음식맛도 좋고 깔끔하면서 사장님이 친절하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힘들게 찾아간 맛집은 과연 소문처럼 음식맛도 좋고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했다. A씨는 흡족하게 식사를 끝마쳤다.

그런데, 계속 퉁명스럽게 굴던 종업원이 계산하는 과정에서 이유없이 짜증을 냈고, 기어코 말싸움이 벌어졌다. 한참을 옥신각신하던 A씨에게 식사에 대한 만족감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결국 A씨는 식당문을 나서며 불쾌하다는 듯이 내뱉는다. "이 음식점 왜 이래? 내 다시는 오나봐라"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손님의 입장에서는 해당 종업원을 탓하지 않는다. "식당은 마음에 드는데 종업원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식당 자체가 '도매급'으로 포함되는 것이다.

지난 2일과 3일 연이어 외지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서비스 정신과 불친절 문제가 지적됐다.

부천에 살고있는 고모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찾아온 제주 관광에서 불친절한 택시 운전사와 목욕탕 주인에게 욕설까지 듣는 수모를 당했다. 업무차 제주를 방문한 최모씨는 모범음식점 팻말을 달고 있는 음식점의 위생상태가 실망스럽다고 털어놨다.

고씨와 최씨의 사례는 제주관광 일부의 문제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실망한 것은 택시, 목욕탕, 식당이 아니다. 그들은 '제주'가 실망스럽다고 낙인찍었다.

특히 제주가 너무 좋아서 5년전부터 해마다 제주를 방문했다는 고씨의 경우 "이제 다시는 제주를 찾아올 것 같지 않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제주지역 관광지의 서비스 정신 결여와 불친절 문제가 하루 이틀 불거진 것은 아니다. 행정당국이나 관광협회 등의 기관에서는 친절한 관광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서비스 정신에 대한 관광객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는 것이다.

불친절 문제로 불만을 품는 관광객이 생기면 단순히 한명의 관광객을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의 불쾌한 제주관광 경험담은 자연스럽게 주변인들에게 퍼져나간다.

TV에서 나오는 '유네스코 환경평가 3관왕 제주' 광고보다 지인의 말이 훨씬 설득력이 있기 마련이다. 선택지가 제주만으로 한정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잠재적인 관광객들은 별 고민없이 관광코스를 변경하게 된다.

무엇이 중요한지 따져봐야 한다.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도 좋고, '세계7대자연경관' 타이틀도 얻게되면 훌륭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내실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에 실망한 관광객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한 순간이다.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은 자랑거리 넘치는 제주관광을 일순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일부에 불과할 수도 있겠으나 그 일부에 의해 제주에 대한 평가는 한 없이 떨어짐을 기억해야 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린다'는 옛말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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