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뚱형제의 책읽기] (5) 을식이는 재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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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뚱형제의 책읽기] (5) 을식이는 재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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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악동 을식이와 프랑스의 악동 뒤코비

▶-<을식이는 재수 없어 1> / 이경석 저 | 새만화책 | 2009

<을식이는 재수없어>.<헤드라인제주>
지난 주말, 큰애가 친구들과 만화축제에 갔다 와서는 무척 재밌었단다.

1909년 6월2일 대한민보에 만화가 처음 발표되고서 시작된 만화의 역사가 지난해에 100년을 맞았다. '한국만화 100년 전시회'가 지난해 9월  제주도에서 열렸고, 우리 가족들은 전시회 보러갔다가 만화역사의 산증인 화백들을 만나는 호사를 누렸었다.

우리세대도 잘 모르는 1950년대 만화 '도토리용사', '코주부삼국지'를 지나 70년대 만화인 '신판 보물섬', '도깨비 감투', '비둘기 합창' 등에 환호하는 나를 보면서 홀뚱형제 콧방귀를 뀌더니, 전시장 끝자락 낯익은 책 한권에 오두방정을 떨었다. “ 와~~ 우리집에 있는 을식이다!”

지금 와서 둘러보니 우리집에는 만화책이 꽤 많다. 감동적인 만화, 슬픈 만화, 웃기는 만화, 서사적인 만화, 감각적인 만화..... 이중 <을식이는 재수없어>와 <뒤코비는 너무 해>는 홀뚱형제가 몇 해째 키득거리며 보고 있고, 나름 애장품이다. 하도 재밌게 보길래 한번은 나도 봐보자 덤벼들었는데, “이게 뭐가 웃겨?” 하고 빈정댔다가 홀뚱형제 한마디에 꼬리를 내렸다. “엄마는 우리랑 웃음코드가 틀려!” ....... 정답이다.

<을식이는 재수없어>는 <고래가 그랬어>라는 어린이 잡지에 몇해 연재되었던 본격 어린이 개그만화로 이제 1권만 출간된 상태이다.

이 만화에는 을식이, 을식이 친구 흥식이, 주먹대장 밤톨이, 여친 소현이가 주로 등장하는데, 도대체 누가 주인공인지, 을식이는 왜 재수가 없는 건지 도무지 감도 안 오고, 얘기전개도 천방지축이다. 그래도 홀뚱형제는 이유없이 재미있단다.

그 이유를 한참 뒤에 다른 사람의 글에서 알아차렸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과장을, 우리가 몰래 상상하는 과장을 만화에서 드러내놓기 때문에 웃기면서도 가슴이 후련한’ 데 있었다.

▶ <뒤코비는 너무해> 지드루 저/꺄띠 역/고디 그림 | 오유아이 | 2006

<뒤코비는 너무해>.<헤드라인제주>
프랑스의 유명한 만화다. 10권까지 나왔고 우리집 10권의 뒤코비들은 너무 읽어 너덜너덜하다. 최근 초등 2학년 조카도 애독자 대열에 끼었다.

지독한 악동 뒤코비의 만행이 짧은 에피소드 모음 방식으로 전개된다. 컨닝대장 뒤코비가 권위적인 선생님에 대항하여 펼치는 기상천외한 말썽들은 한마디로 “참말로 너무하네” 이다.

도대체 교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만화를 프랑스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추천도서로 권한다고 한다. 진정한 상상력이란 기존 질서나 권위에 묶이지 않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강선영의 <홀뚱형제 책읽기>는...

   
강선영 객원필진. <헤드라인제주>
두 아이 '홀뚱형제'의 책읽기를 10여년 지켜보면서 새삼 느낀게 있습니다. ‘아이들의 책읽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읽는 책’에 집중하게 될 정도로 너무 재미있고, 기발하면서, 감동적인 책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어른들이 책에서 교훈을 뽑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털어내면, 아이들의 책읽기는 무한히 훌륭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웃음, 감동, 슬픔, 스릴 등 책읽기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을 홀뚱형제는 한마디로 “재밌어”로 일축하죠.  홀뚱형제가 추천하는 그 '재밌는 책들'... 독자들과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4편까지 글은 몇해전 이야기로, 글을 통해 소개한 홀뚱형제는 이제 사정이 좀 바뀌었습니다.(^^)

틈만 나면 책을 읽는 5학년 큰아이와 책읽기를 권하면 마지못해 '딱 한권만!'을 다짐하는 3학년 작은 아이는, 이제 여전히 달콤하게 책 읽는 중학교 2학년과 편독하긴 하지만 책과 아주 많이 친해진 초등 6학년이 되었습니다. 홀뚱형제인 것은 아직도 여전하구요.

참고로 홀뚱형제는 먹어도 살이 안찌는 형과 물만 먹어도 살찌는 동생을 지칭하는 말로 실제로 둘을 세워놓으면 참말로 가관입니다^^.
 



<강선영 객원필진/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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