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축모임'이라며 왜 '공식행사' 고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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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축모임'이라며 왜 '공식행사' 고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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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해군기지 현장사무소 개소식이 민감해진 이유

해군이 최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현장사무소 건립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9일 공사완료를 자축하는 의미의 개소식을 갖겠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개소식은 어렵게 현장사무소가 완공된만큼 내부적으로 자축하는 의미로 마련되는 것으로, 외부인사 초대는 하지 않고 공사 관계자 등만 참석한 가운데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이번 개소식 행사는 7일까지만 하더라도 개소식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었다.

소문은 무성한데, 강정마을 주민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내심 조바심을 갖는 모습이었다.

해군의 개소식 행사 준비에 강정마을 주민들이 또다시 반발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본보 2월 7일자 "뭔 행사한다고?", 해군기지 개소식에 "화들짝")가 나간 후 다음날인 8일 해군은 개소식 행사에 대한 브리핑 자료를 각 언론에 보냈다.

보도자료 한켠에는 이 보도자료를 9일 이후 보도해 달라는 요청도 담겨 있었다. 개소식이 끝난 후 언론에서 공개해 달라는 것이다.

보도자료가 배포된 시점에서 강정마을 주민들은 해군측으로부터 이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당초 해군측에서 행사일이 결정되면 마을에 알리겠다고 했는데, 전화 한통 받은 것이 없었다고 했다.

강정마을의 한 관계자는 해군측이 마을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의지조차 없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취재과정에서 해군은 마을주민들과 갈등해소를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대의사가 너무 강경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고 하소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개소식 준비과정을 보게되면 해군 측에서도 강정마을과 좀더 허심탄회하게 대화해보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였다.

마을에는 전혀 통보함이 없이 언론에만 살짝 공개한 후 보도시점을 행사일 후로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해군에서 진정으로 강정주민들과 대화할 마음이 있다면 아무리 조그만 행사라도 그 내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절차가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발소식에, 해군측은 공사관계자들만 참석하는 작고 조촐한 자리이기 때문에 '행사'라는 표현을 쓰기에도 어색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 또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공사 관계자들과 조촐한 자리를 할 생각이었다면 애초 '개소식'이라는 타이틀은 왜 달았으며, '개소식 행사를 한다'는 소문은 왜 나게 한 것인가.

차라리 공사가 완공됨과 동시에 소리 소문없이 조용히 자축모임을 가졌다면 좋았을텐데, 왜 '개소식'이라는 타이틀에 집착하면서 '공식행사'로 가져나가려는 것일까.

이번 개소식 행사에 민감해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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