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벌금 납부'를 완강히 거부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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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벌금 납부'를 완강히 거부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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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양윤모의 해군기지 반대, 그리고 '양심의 자유'

지난해 12월27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현장 앞에서 해군기지 공사자재 반입을 저지하며 저항하던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3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업무방해, 그리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다.

연행된 사람들은 대부분 그 날 밤늦게 석방됐다. 그러나 유독 1명만은 석방되지 않았다.

바로 영화평론가 양윤모씨(54)다. 그는 경찰에 추가 조사를 받은 후, 구속됐다. 왜 유독 그만 구속된 것일까?

구속된 이면에는 '양심'을 지키고자 했던 그의 순결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4월12일 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를 체포했다. 그리고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중 재물손괴 혐의는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 부지 인근에 세워진 해군 홍보입간판 등을 훼손하는 등의 행위가 CCTV에 녹화돼 해군이 고발조치한데 따른 것이다.

또 그해 3월20일 김태영 당시 국방장관이 해군기지 예정지를 방문할 때 김 장관이 타고 있는 승용차 앞을 가로막은 일을 두고는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이 일로 인해 그는 벌금 190만원을 받았다.

이번에 구속되면서는 '공유수면'을 무단 점유한 혐의가 추가됐다. 허가받지 않고 강정마을 옆 중덕해안가에서 오랜 기간 해군기지 반대 천막생활을 장기간 해 온 것을 두고 엮은 것이다.

그가 구속되자, 시민사회단체와 그를 알고 있는 지인들은 충격이 컸었다. 안타까움에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아이러니한 것은 도주의 우려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그에게 왜 구속영장이 발부됐던 것일가 하는 점이었다.

영화인인자 평론가, 감독 등으로 널리 알려진 그에게 영장발부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할 때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미 알려질 만큼 다 알려진 얘기지만, 이유는 단 한가지, 부과받은 벌금 납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차디찬 교도소 수감생활하면서도 그는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부과받은 벌금납부를 완강히 거부해 왔다.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벌금을 내지 않았고, 차라리 벌금액수 만큼 교도소에서 노역을 하겠다고 '납부 거부'를 고집하면서 구속으로 이어진 것이다. 구속된 후에도 시민사회단체에서 모금을 통해서라도 벌금을 내겠다고 했지만 그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고집은 강정마을 주민들에 의해 꺾여졌다. 수감됐다는 소식에 가장 안타까워하고 걱정했던 사람들이 바로 강정마을 주민들이었다.

양 평론가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이 벌금 모금 역시 완강히 반대했다고 한다. 교도소 수감 기간 내내 감기약을 복용하면서도, 자신의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정당성을 강조해 왔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그의 조속한 석방을 기원하며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았고, 벌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그래서, 그는 9일 석방됐다.

주변의 간곡한 권유로 그는 어쩔 수 없이 벌금을 물고 나오는 모양새가 되었지만, 그는 석방되자 마자 별 말 없이 원래 그가 있었던 자리로 돌아갔다.

그가 찾은 곳은 강정마을 중덕 해안가.

해군기지 반대의지를 계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나 홀로 천막생활'에 다시 들어간 것이다.

주변의 극구 만류에도, 그는 홀로 추운 중덕 바다에서 해군기지 반대 천막생활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해군기지 반대투쟁의 정신적 지주가 된 양윤모 평론가.

지금 그는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중덕해안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양윤모 영화평론가.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해안에 설치된 양윤모 영화평론가의 천막.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해안에 설치된 양윤모 영화평론가의 천막.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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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생이 2011-01-10 22:36:05 | 1.***.***.127
훌륭허십니다
존경합니다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박덕배 어린이 2011-01-10 16:26:05 | 112.***.***.96
예전에 베니스에서 스크린 쿼터를 사수하겠다고 갖은 고초를 겪으셨었는데 이제는 이 곳에서 강정을 사수하시느라 마음 고생 하시는 군요.
모쪼록 건강 만은 챙기시길...

선거캠프 2011-01-10 14:37:48 | 112.***.***.32
아무리 양심적인 사람이라도 특정인 선거캠프에 들어가는시람은 신뢰가 안갑니다.
지금 도지사의 해군기지에 대해서 한말씀 하시죠

박수를 보내며 2011-01-10 13:03:14 | 49.***.***.86
살아있는 양심으로 영원히 남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