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도의회, 쩔쩔매는 제주도, "도대체 왜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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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도의회, 쩔쩔매는 제주도, "도대체 왜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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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해군특위, 갈등 상황 대한 도 당국 태도 '성토'
우 지사 출석 요구에도 불구, 불출석..."해결 의지 있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천막 농성과 노숙 투쟁을 벌이며 연일 갈등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회는 30일 이 과정에서 보여진 제주도 당국의 태도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해군기지갈등해소특별위원회(위원장 현우범)는 이날 오전 11시 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제6차 회의를 갖고, 제주도로부터 해군기지 건설 추진상황 및 향후 추진계획을 보고 받았다.

앞서 해군특위는 지난 27일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위해 우근민 제주지사의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우근민 지사는 같은 시각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있었던 '구제역 파동'에 대한 브리핑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고, 김상인 행정부지사가 대신 참석했다.

윤춘광 의원. <헤드라인제주>

먼저 민주당 윤춘광 의원은 "강정천에서 해군기지 반대 시민단체 회원들이 무차별 연행되는 것을 보면서 제주도가 3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4.3이나 일제시대와 같은 만행을 보는 것 같은 끔찍함을 느꼈다"며 "어떻게 백주대낮에 기자회견을 하고 끝내겠다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도정이나 도의회의 존재 가치와 이유는 약한 도민 곁에 서는 것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고, 강정주민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갈등 현안인 해군기지에 대해 민선 5기 도정이 '윈-윈'하겠다고 했는데, 도정 혼자서만 책임지려 하지 말라"며 "해군기지 설치를 떠나 아픈 것은 같이 나눠야 하므로, 의회에 절대보전지역 해제를 취소하겠다는 협조를 건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상인 행정부지사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 지사에게) 상의드리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김경진 의원은 우 지사의 불출석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 의원은 "지사가 출석하지 않은 것은 도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와의 대화를 부정하겠다는 것인지, 갈등해소 의지 없는 것으로 봐야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총리실이 제주도로 공문을 보낸 약속 이행에 대해, "총리실에서 보낸 문건에는 분명히 화합 분위기가 조성이 되면 착공을 하겠다는 문구가 있다"며 "해군참모총장의 사과도 이뤄지지 않았고, 화합분위기도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군은 공사를 강행했는데, 도대체 도정에서는 뭘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경진 의원. <헤드라인제주>
강경식 의원. <헤드라인제주>

이어 민주노동당 강경식 의원은 "지사가 구제역 브리핑 때문에 불출석했다고 하는데, 구제역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오늘 지사의 책임있는 입장을 듣고 싶은 해군특위 의원들의 요구가 묵살당했다"며 "그보다 중요한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주시청이 해군기지 반대 단체들의 천막 설치를 저지한데 대해서도 질타를 이어갔다.

강 의원은 "이명박 정권이 국민 편에 서지는 않았지만, 국회 앞에 천막을 치는 것 정도는 수용하고 있다"며 "그런데 제주시는 행정대집행을 들어 천막을 내리기도 전에 막았다. 도정에서 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상인 부지사는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그러나 불법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도민이 아니라 정부와 해군"이라며 "경찰은 기자회견 하던 사람들 잡아갔는데 이 것은 불법이다. 경찰의 불법은 용납이 가능하고, 천막 치려던 것은 불법이라고 잡아가느냐"고 성토했다.

서귀포시의 가설건축물 공사 중지 명령에 대해서는, "해군은 지금 강정주민, 도민들의 말만 듣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도지사, 서귀포시장의 말도 듣지 않고 있다"며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고창후 서귀포시장은 "공사 중지 명령은 법적 요건이 미진한 상황에서 갈등해소 차원에서 무리하게 발령된 측면이 있다"며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 위법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집중 추궁 당했다"고 해명했다.

박주희 의원. <헤드라인제주>

국민참여당 박주희 의원은 "오늘 해군특위는 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 지사의 출석을 요구했던 것"이라며 "구제역도 중요하지만, 회의에 참석해 정부 측에서 어떠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공권력 투입과 강행되는 공사, 뚜렷한 답은 없고 도민들은 쓰러지고 있고, 공감하지 않고 어떻게 소통을 하느냐"며 "공감이 이뤄지지 않으니 소통 또한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정에서는 총리실에 약속 이행을 요구한 적이 있느냐"고 묻고는, "강정마을이 해군기지를 수용해야만 해군참모총장이 유감을 표명한다는 조건이 있나? 수용 여부를 떠나 지금이라도 참모총장이 당장 강정에 가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해군기지 반대 단체들의 몸싸움 과정에서 단체 회원이 중상을 입은 것과 관련해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 보상이 가능한지를 파악해 달라"고 요구했고, 김상인 부지사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석문 교육의원도 마찬가지로 우 지사의 회의 불출석에 대해 쓴 소리를 냈다. 이 의원은 "지사의 출석을 요구했던 것은 지금 시국에 한 번쯤은 만날 때가 됐다고 생각해 그런 것이었다"면서 "(오늘 회의는) 지사가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자리가 됐어야 한다"며 불만을 표했다.

최근 발생한 해군기지 반대 단체와 공무원들 간 충돌에 대해서는, "마치 30년 전 군사시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며 "도민들에게 위임받은 권력이 국책사업 밀어붙이기에 총 동원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제주도는 군사기지를 강행하기 위해 도의 행정력과, 경찰의 공권력, 법원의 권력을 총 동원했다"며 "또 제주시장은 공무원들을 총 동원해 천막 철거 현장에 나타났는데, 이런 상황에서 의원으로서 자괴스럽고 무기력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한편, 회의 말미 강경식 의원은 "내년 1월10일 전까지 우 지사가 출석한 가운데 회의 일정을 다시 잡는 것과, 제주특별법이 통과될 때까지 공사중지 요청 공문을 다시 보내는 것을 건의해달라"고 요구했고, 김 부지사는 "상의하겠다"고 답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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