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 설치 2차 시도...한밤 중 '거센 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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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설치 2차 시도...한밤 중 '거센 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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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반대 시민단체, 노숙 투쟁 중 비날씨에 천막 설치 시도
제주시 '대집행영장' 통해 장비 압수...범대위 기자회견, "시장 퇴진하라"

속보=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28일 제주도의회 앞에서 노숙 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밤 천막 설치를 재차 시도하던 과정에서 제주시 공무원들과 정면 충돌했다.

비가림 천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범대위와 제주시 공무원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헤드라인제주>
비가림 천막 설치를 두고 정면 충돌한 범대위와 제주시 공무원. <헤드라인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이날 밤 11시40분께 노숙 투쟁을 전개하던 제주도의회 앞에서 빗방울이 굵어지자 비가림 천막을 설치키로 했다.

범대위가 비가림용 비닐을 씌우기 위해 철제 구조물을 결합하려 하자, 제주시 공무원들이 이를 저지하고 나서며 충돌 상황이 전개됐다.

범대위 측은 "(비가림 천막을) 정상적으로 설치한 뒤, 계고장을 발부해 과태료를 부과하면 되지 않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하지만 제주시 측은 천막 설치를 '불법'이라 규정하고, 저지를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제주시 김찬종 도시건설국장은 29일 자정을 기해 '대집행영장'을 읽었다.

대집행영장에는 '(범대위 측은) 허가를 얻지 않고 인도 상에 불법으로 깔판 및 천막 자재 등을 적치함으로서 주민 보행 통행에 불편을 초래함은 물론, 인도의 기능을 저해하고 있음에 따라 도로법에 의거, 대집행 한다. 따라서 위 사실을 행정대집행법 규정에 의거 통지한다'고 적시돼 있었다.

즉,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적치물을 제거하겠다는 의미였다. 대집행영장에 따라 제주시는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서부경찰서 전.의경과 경찰 100여 명의 협조를 얻어 비닐과 천막을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장비 압수를 '부당 집행'이라고 주장하던 시민사회단체 회원 K씨가 업무집행 방해 혐의로 연행되기까지 했다.

대집행영장을 읽고 있는 제주시 김찬종 도시건설국장. <헤드라인제주>

비가림 천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범대위와 제주시 공무원들이 정면 충돌했다. <헤드라인제주>
노숙 투쟁 현장 주변을 경찰 병력이 애워싸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천막 설치 시도가 무산된 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군사기지 범대위. <헤드라인제주>

천막 설치 시도를 저지당한 범대위는 29일 새벽 1시께 도민의 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서 천주교 제주교구 임문철 신부는 "농성마저도 진압하며 왜 이렇게 우리에게 좌절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막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김장택 전농제주도연맹의장은 "27일 강정에서의 강제 연행 상황이 잊혀지기도 전에 이렇게 돼버려서 참으로 유감스럽다"면서 "김병립 제주시장이 뒤에서 지휘 통솔하며 시민단체를 범죄자 취급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성토했다.

이같은 성토는 시장 퇴진 주장으로까지 이어졌다.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모임의 이정훈 목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김병립 시장이 사과하지 않으면, 김 시장을 시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나아가 세금 불복종 운동, 세금 거부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진 전교조 제주지부장은 "김 시장의 사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 뒤, "전투경찰 대장과도 같은 김 시장은 시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시장 퇴진을 요구할 것을 기자회견 참석자들에게 제안했다.

군사기지저지 범대위가 29일 새벽 1시께 천막 설치 시도가 무산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김병립 시장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사과 요구에 김 시장은 기자회견장을 찾아 사과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새벽 3시 현재 제주도의회 앞에서 전개되던 노숙 투쟁은 중단됐고, 제주시 공무원들은 모두 자리를 떴다. 도의회 청원경찰 몇명만이 남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범대위는 오늘 오전 11시께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시의 천막 설치 저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28일 밤 10시57분께 제주시 공무원들의 사진 촬영에 범대위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 회원 2명이 도의회 국기게양대 옆 고랑으로 넘어지며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헤드라인제주>

경찰이 범대위의 천막 장비들을 모두 압수해 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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