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 사각지대,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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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 사각지대,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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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왕의 장애인복지 이야기] <1> 초심, 소진을 위한 백신

새해를 맞게 되면 누구나 습관적으로 새로운 목표나 다짐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가정적으로, 직장에서, 사회에 대해서, 나라에 대해서 등등.

그래서 장애인복지사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초심' - '소진'을 위한 백신!

학생들에게 장애인복지를 소개할 때면 "장애인복지는 소득·재활·교육· 의료 ·주거·결혼· 성·직업 ·장애아동 등 사회복지의 모든 영역을 섭렵할 수 있는 특수 분야다"라고 소개한다.

그 만큼 장애인복지를 한다는 것은 사회복지 영역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복잡하고,끝이 없는 일이라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복지 종사자는 쉽게 ‘소진’되어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이럴 때면 나 스스로와 그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그래서 우리시설 로비에 붙여놓은 글을 소개할까 한다.

# '공감' - 장애인 부모님의 마음

장애아동의 경우 1차 클라이언트(이용자)는 바로 장애아동 당사자가 아닌 장애인의 부모님이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특히 중증장애아동이나 자폐아동은 본인의 상황이나 미래에 관한 두려움에서 자유로운 반면 부모님의 어려움과 우려가 더욱 큰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놓치지 않아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 부모님의 어려움과 그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의 능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주장애인요양원 전경. <헤드라인제주>
# '양심' - 사회적 약자의 옹호자를 위한 필수품

직업윤리가 강조되는 직업을 예로 든다면, 의사 ․ 경찰 ․ 교사 ․ 사회복지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직종에서 윤리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제공자와 이용자 간의 ‘힘의 불균형’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를 이야기 할 때 장애인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자기 권리를 보호함에 있어서 가장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중요한 부분이 관련 종사자의 윤리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때 하나님이 주신 중요한 잣대가 바로 ‘양심’이라고 한다. 우리가 스스로의 ‘양심의 소리’를 가볍게 여기는 순간부터 장애인의 권리보장은 요원해지기 때문이다.

# 본질 - 장애인복지사업의 초점

식당의 본질은 ‘맛’에 있고 음식의 본질은 ‘영양’이다. 장애인복지를 하다보면 △우수한 시설물 △많은 예산 △큰 규모의 시설 △유명한 운영자 △투명한 운영 등과 같은 여러 가지 평가기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복지사업의 본질은 ‘질 좋은 서비스’에 있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하고 충분한 서비스제공이 장애인복지사업의 본질이라는 점을 유념하고 잊지 말아야 할 필수 조건이다.

# 목적 - 장애인복지사업을 하는 이유

장애인복지의 본질이 ‘질 좋은 서비스’라면, 장애인복지사업의 목적은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많은 복지사업이 있지만 목적을 잃어버리거나 목적과 수단이 바뀌는 ‘전도현상’이 발생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하게 된다.

비영리조직에서는 어쩌면 거창한 ‘조직비전’보다도 본분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과 사업의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 소외 - 진정한 사각지대를 찾아서

사회복지 안에서도 어렵고 힘든 분야가 있다. 제도권에 들어오지 못했거나 사회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있거나 너무 소수인 경우가 그렇다.

이런 경우에는 사회복지 안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제도화되어 있는 분야는 누구나 하고 싶어 하고 관심을 받지만 제도권 밖의 일은 알지도 못하거나 알아도 애써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때 ‘진정한 사회사업가나 조직’에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특히 사회복지 내에서도 장애인분야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기에 장애인복지 분야 내에서도 소외된 분야를 소개하고자 한다.

# 중증장애인직업재활

현재 우리나라의 직업재활정책은 수량적 성과에 매달리고 있다. 장애인 취업실적, 장애인생산품의 매출실적 등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직업재활시설은 경증장애인 위주로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중증장애인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

결국 성인 중증장애인들은 보호고용조차 받지 못하고 집에서 답답한 삶을 이어가게 된다.

# 최중증장애인

중증장애인중의 중증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최중증장애인’은 병원에 있기에는 해줄 것이 없고 집에서는 돌볼 사람도 없어서 시설에 가고 싶지만, 주간보호시설은 물론이고 중증장애인시설에서 조차 보호하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시설의 보호를 받고 싶어도 집에서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제도권 시설의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그러다 보니 미신고시설이 양산되고 있고 그 결과로 인권과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과잉행동 자폐성 장애인
자폐성 장애인이 과잉행동성이라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가족의 삶이 피폐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너무 힘이 들어서 시설에 맡기고자 해도 받아주는 시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재 복지시설에서 받아들이기에는 케이스자체가 힘들 뿐만 아니라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정부에서 특별지원을 하지 않는 이상 민간에서는 엄두도 못내는 영역이기 때문에 종교단체의 헌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특수학교를 졸업한 성인장애인

비장애인은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을 하거나 대학을 간다. 그러나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의 경우는 대학을 가기도 어려워 ‘집으로’ 간다. 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 방학 중 프로그램 및 야간보호

정석왕 / 제주장애인요양원 원장. <헤드라인제주>
비 장애아동은 방학 중에 학원을 다닌다. 그러나 장애아동의 경우 특수학교를 다닌다고 할지라도 방학 중에는 보낼 수 있는 곳이 없다.

결국 부모님들은 하루 종일 장애아동 곁을 지켜야하는 상황이며, 야간에도 일이 있더라도 장애아동을 남에게 맡기는 것이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생활이 어려워 사회와 단절됨으로써 이중고를 겪게 되는 실정이다.

이렇듯 우리 곁에는 사각지대에서 도움이 절실한 이웃이 아직도 너무나 많다.

우리가 새해에 잊지 않아야 하는 여러 가지 중에서 한가지만을 꼽는다면, 바로 사각지대에서 방치되어 있는 장애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석왕 / 제주장애인요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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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중증 2011-01-12 16:31:10 | 221.***.***.123
최중증장애인이 시설에 보호를 받고자 하는것이 아니라 요양서비스 제공을 요구하는 것이고 시설측에서는 이런 요구에 합당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장애인은 보호해주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즉 '소비자'의 입장이라고 샹각합니다.. 좋은 취지에서 열심히 일하시지만 이런 마인드는 당사자의 입장으로서는 아쉽네요..

제주소녀 2010-12-24 01:14:17 | 112.***.***.218
재활치료를 받고싶어도 높디높은 벽 때문에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현실. 너무 답답하기만 하네요. 생각보다 많은 도민들이 힘들어하고있는데 정부, 도정은 이를 외면하기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