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원해? 이건 직접 봐야 아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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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원해? 이건 직접 봐야 아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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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장애인문화제'...'진심'이 묻어난 그들

최근 취재현장을 다니면서 종종 드는 생각, 표현의 한계에 대한 아쉬움이다.

문자라는 도구의 탓 일수도 있고, 글쓴이의 모자란 필력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유야 어찌됐건 독자들에게 이 느낌을 100%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큰 아쉬움을 남긴다.

라이브(Live)야말로 정말 살아있는(Live) 정보를 전할 수 있음은 지난 8일 열렸던 '장애인문화제'에서도 꼭 그랬다.

보는 내내 코 끝을 찡하게, 눈시울을 붉게 만든 무대. 하지만 이 현장의 진짜 분위기는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다시 이야기를 꺼내는 김에 솔직한 소견을 털어놓겠다. 감탄사를 연신 터뜨릴 '프로페셔널'한 무대는 아니었다.

조금씩 박자가 어긋나고, 음정도 틀렸으며, 발음까지 어눌해 가사 전달력도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모 유명 음악 프로그램의 독설가라면 "여긴 왜 온 것이냐"고 타박을 놓았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직접 관람한 무대는 달랐다. 분명 달랐다.

그 자리에서 함께 호흡했던 관중들 만큼은 느꼈을 것이다. 기술적이고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야만이 뛰어난 무대가 아님을 증명하는 장면을.

감격을 건넨 무대의 원인을 정확히 짚어내지는 못하겠지만, 그 무대에서 '진심'의 향기가 물씬 풍긴 것은 보았다.

극장내 난방시설과 조명열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격하지 않을지라도 당사자에게는 매우 어려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었는지, 무대에 오른 몇몇 이들의 이마에는 차디찬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경직된 얼굴로 밝은 가사의 동요를 부르는 모습은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찡'한 느낌을 안겼다. 조명이 꺼지고, 다른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 중에서도 다리를 저는 이들은 무대위의 악기며 의자를 함께 나른다. 굳이 장애인이고 비장애인이고를 떠나서 진심을 담은 그들의 무대는 무언가 격이 달랐다.

그 중에서도 연극공연을 통한 대사 하나와 몸짓 하나에 담겨있던 메시지는 단연 백미였다.

"니가 장애인이랑 만나면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얼굴이라도 들고 다니겠냐?" 뜨끔하고, "왜 우리들이 벌어다 준 세금으로 저 XX에게 복지 혜택을 줘야하는데?" 다시한번 뜨끔한다.

극 중 주인공들은 장애인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편견때문에 여러 고난과 역경을 맞는다. 그러나 모든 어려움을 딛고 결국 사랑과 행복을 찾게된다.

결론적으로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였다. '함께하는 것'. 지극히 소박하고 당연한 요구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는 너무나 큰 벽이었다.

항상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다. 쉽게 치유될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한 것은 그들이지만, 먼저 손을 내미는 것도 그들이다.

박성우 기자. <헤드라인제주>
이날 많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왔다. 그러나 대부분 지인이나 그외 연결고리를 가진 이들로만 메워졌다.

내년, 내 후년에 열릴 7회, 8회 장애인문화제에는 먼저 손을 내밀 관중들이 찾아오게 된다면 더욱 값진 무대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선심쓰듯 찾아올 생각은 말라. 기대했던 것 이상의 뜨거움을 품고 돌아가게 될테니.

당신이 이 위대한 무대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아직 1년의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게 아쉬울 뿐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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