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하는 제주 '환경 가치', 학교선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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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하는 제주 '환경 가치', 학교선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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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과목 전공 교사 '전무'...부전공도 72개교에 30명 불과

제주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고, 최근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또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의 2012년 개최지로 확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제주의 환경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고 보전해야 할 학생들에게 제대로운 환경 교육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환경 교과를 전공한 교사가 전무하고, 부전공한 교사도 3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환경 교과는 일반 교과에서 이뤄지는 것과는 달리, 환경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습관 정착'에 주안점을 두고 수업이 진행된다. 교과서보다는 체험 활동 중심의 수업이 주를 이룬다.

초등학교에서는 학교장 재량 시간 등을 이용해 환경 교과를 교육과정에 포함시켜 수업이 이뤄진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모든 학교에서 환경 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특히 환경 교과를 '선택과목'으로 채택한 중학교 3곳, 고등학교 7곳에서는 보다 심층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환경 교육은 '자연 보호', '환경 보전'이라는 큰 틀 속에서 전국의 모든 학교가 비슷하지만, 제주에서는 차별성을 띤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에 따라 이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관리해 '관광자원화'한다는 목적을 두는 것.

단순한 교육을 넘어 산업화한다는 목적에서 환경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질 높은 교육은 보장되기 힘든 상황이다.

6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제주도내에 환경 교과를 전공한 교사는 단 한 명도 없다. 환경 부전공 연수를 통해 부전공을 받은 교사만 30명 있을 뿐이다. 이 가운데 10명은 환경 교과를 선택과목으로 채택한 학교에 우선적으로 배치됐다.

이에따라 제주도내 중.고등학교 72개교 가운데 환경 부전공 교사가 배치된 학교를 제외한 42개교에서는 제대로운 환경 교육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환경 교과의 입지도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제주도교육청 정보.환경관광교육 담당자는 "대학 입시에서 환경 교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더구나 내년 '2009개정교육과정'이 도입되면 선택 교과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환경 교과 전공 교사 채용계획도 마련되지 않았다. 제주도교육청 인사 담당자는 "환경 교과의 수요가 많지 않아 정규직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주 환경가치를 보전하고 관리해 나갈 주체는 다음 세대인 학생들이다. 이 점에 착안, 교육청 차원의 내실있는 환경 교육 실현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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