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왕이다? 나 왕 안할테니 신경 좀 꺼줘요!"
상태바
"손님은 왕이다? 나 왕 안할테니 신경 좀 꺼줘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재수첩] 서비스와 친절에 대한 짧은 생각

최근 서비스업체를 비롯해 각종 공공기관에서도 직원들의 친절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제주의 경우 관관산업을 주요산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서비스의 중요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가끔 과도한 친절이 사람을 종종 불편하게 할 때가 있다.

얼마 전 필요한 물건이 있어 대형마트를 찾았을 때였다. 필요한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찾아다닌던 중 한 직원이 나에게 말을 걸었고, 그 덕에 필요한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뒤의 일이었다. 내가 물건을 찾은 후 그 직원은 다른 물건들을 더 보여주면서 내가 사려는 물건보다 좋은 것이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내가 필요한 물건에 대해 미리 알아본 후 가격대 성능비를 계산해 물건을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그의 행동이 달갑지 않았다.

의류매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살만한 옷이 있는지 둘러보기 위해 찾은 의류매장에서 그곳의 직원들은 "무엇을 찾으세요?",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보며 도와주려 했다.

물론 이들의 경우 교육받은데로 서비스를 할 뿐이었지만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한번 둘러보기 위해 매장을 찾은 나는 이런 친절이 불편해 결국 의류매장을 나서야 했다.

서비스업과 관련된 말 중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이 있다. 최근 도를 넘는 손님들의 태도로 인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긴 했지만 서비스업계에서는 거의 철칙처럼 지켜지는 영업전략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런 영업전략이 종종 과도한 친절을 불러올 수 있고, 이런 과도한 친절은 손님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한 의류업체에서는 손님들이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고객이 먼저 묻기 전에는 말을 걸지 않도록 하는 방침을 내건 곳도 있다.

김두영 기자. <헤드라인제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무엇이든지 넘치면 모자란만 못하다는 뜻으로 서비스업체에서 친절이 부족한 것은 큰 문제이지만 친절이 너무 과도해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취재하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중 한 길거리에서 간식을 파는 노점상 할머니가 있다. 처음 가게를 방문했을 때는 무서운감이 없지 않았지만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할머니는 마치 이웃집 할머니와 같은 친근함을 선사하고 있었다.

오랜세월 그 자리에서 손님들과 함께하면서 마치 이웃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 할머니. 과도하게 참견은 하지 않으면서도 손님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먼저 챙겨주는 그 모습에서 진정한 '서비스'의 모습을 본 것 같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